🎃 할로윈에 갑옷입고 놀았다

어느 해 할로윈 밤, 천둥과 번개가 치던 날이었다. 도시는 호박과 유령, 그리고 각종 괴물들이 춤추는 화려한 모습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평범한 할로윈을 보내고 싶지 않았던 한 남자는 색다른 결정을 내렸다. 그는 자신의 무기와 갑옷을 착용하고 거리로 나가기로 했다. 그를 반겨줄 것은 초능력을 가진 좀비들이 아니라, 자신이 상상한 영웅의 모습이었다.

남자의 이름은 재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중세 판타지와 고대 전쟁에 대한 이야기에 깊이 빠져있었던 그는 언제나 전사나 기사가 되고 싶어 했다. 매년 할로윈이 되면, 그는 특유의 창의력을 발휘해 가장 멋진 복장을 준비 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그의 복장과 더불어 진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는 대형 마트에서 금속 재질의 갑옷과 검, 방패를 구입하며, 실제 전사로서의 기분을 만끽하고자 했다. 주변에서는 다들 전통적인 할로윈 의상들을 입고 다녔지만, 재민의 모습은 눈에 띄게 달랐다.

그는 그 날 밤, 거리를 가득 메운 할로윈 장식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의 복장에 감탄하며 시선을 쏟았다. 컵케이크를 쥐고 있는 아이들, 핼러윈 유령 복장을 한 청소년들, 그리고 다소 귀찮아 보이는 어른들까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전투를 벌이며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하지만 재민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가 전사로서의 역할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날 저녁, 그는 동네의 유명한 할로윈 파티에 도착했다. 방대한 수의 빨간 심장 모양의 풍선이 걸려 있고, 복도에는 무시무시한 뱀파이어가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재민은 그런 것들을 무시하고, 그냥 파티의 중심으로 나아갔다. 다시 한번, 그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파티가 한창일 때, 갑자기 실내 조명이 깜빡이며 음산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놀랍게도, 파티 주최자가 준비한 호러 쇼 타임이 시작된 것이다. 장난기 가득한 스릴이 가득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재민은 이 신나는 분위기 속에서 점점 더 빨리 자극이 올라왔다. 그는 자신이 진정한 전사가 되어, 가상의 괴물들과 싸워야 한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왜 그런 갑옷을 입고 이 장소에 나왔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런 순간에 사회적, 문화적 차원에서 할로윈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할로윈은 단순한 축제가 아닌, 개인의 표현과 자유를 상징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이 날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메타포와 같이, 무장을 하고 더 큰 자신감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히어로물과 중세 판타지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실현하고 싶은 여러 가지 모습들을 가진다. 재민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조용한 사무직 직원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신이 늘 꿈꿔왔던 전사로서의 역할을 현실로 가져오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가 혼자서 소리 내어 외치던 전투 장면들이 모두 상상의 작품이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순간, 파티 주최자의 갑작스러운 발표가 이어졌다. "이제 전사 후보로 나설 분을 정할 시간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재민에게 주목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가 전사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과 몇 개월 전에는 팀워크 게임의 일원으로서 잘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그가, 이 순간에 모든 시선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위해 갑옷을 지원하고, 무대 위에 나가 싸워 보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으로 그를 부추겼다.

물론 재민은 겁이 나고 망설였다. 하지만 그 기대감과 압박감의 모호한 경계에서, 그는 한 걸음 나아갔다. 할로윈의 마법이 그에게 불어넣었던 용기를 느끼며, 그는 대담하게 무대에 올라갔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전사로서의 정체성을 게임처럼 즐기며 외친다. 그리고 저 멀리서 그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를 통해 할로윈의 의미를 고찰하는 순간을 맞이했다.

결국 재민은 그냥 백여명의 청중 앞에서 자신이 전사로서의 감정을 실현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는 자신이 우연히 선택받은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이들은 그를 응원하며, 모두가 품고 있는 기쁨과 두려움의 감정을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그날 밤, 전사 재민이 선보인 무대 위의 모습은 다시는 잊지 못할 할로윈의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