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살 모쏠 키작남의 첫 소개팅 이야기

31세의 민수는 한숨을 내쉬며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키는 170cm에 불과했고, 외모 또한 특별한 매력이 없었다. 이런 그에게 소개팅은 그동안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이벤트였다. 친구의 권유로 소개된 여성, 지연은 30세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연이 닿은 친구의 소개로 만났던 이였다. 민수는 지연과의 첫 만남에 큰 기대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대조적으로 심장은 무겁게 뛰기 시작했다.

민수는 평소 소극적인 성격 덕분에 여성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았다. 그의 첫사랑도 대학 시절 다른 반의 수업을 선생님께 부탁해따라가다가 고백을 했지만, 그로부터 이어진 연애는 여전히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소개팅을 해보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주변 동료들의 자극 때문이었다. 그들은 모솔 남성이 고립되는 것이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려는 도전을 응원해주었다.

소개팅 당일, 민수는 냄새가 배인 옷을 갈아입고 조심스럽게 약속 장소인 카페로 향했다. 만남의 장소에 도착하자, 지연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반겼다. 그녀는 다소 자연스러운 옷차림으로, 민수의 긴장한 모습을 가볍게 풀어주고자 자주 웃었다. 하지만 민수는 여전히 어색하게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메뉴를 고르며 그는 무력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차 한 잔, 커피 한 잔?" 고개를 들어 지연을 바라보니, 그녀는 이미 메뉴를 정하고 있었고, 민수는 자괴감을 느꼈다. '왜 이렇게 쑥스럽고 무기력할까?' 이런 기분이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첫 대화는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연은 다양한 취미와 값을 붙인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민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찾았지만, 그가 느끼는 소외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중심은 지연 쪽으로 기울어갔다. 드디어 민수는 혼자 대화하는 느낌이 안정을 잃은 긴장감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게임이 이렇게 재밌어?” 지연은 민수의 말에 조심스러워 보이며 질문했다. 순간 민수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딱히 재밌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친구랑 함께 하면 편안해지는 느낌이죠.” 그 말에 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민수는 바로 그때 자신이 얼마나 평범한 사람인지 자각했다. 자신의 일상과 타인과의 차이를 느끼고, 여전히 모솔 상태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그렇게 계속 이어졌고, 어느새 시간이 흘러갔다. 약속했던 시간은 훌쩍 지나버렸고, 민수는 지연과의 대화에서 특별한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주위 사람들 덕분에 용기를 내서 소개팅에 나섰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그 자리에 앉은 시간들이 지루한 벽처럼 느껴졌다. 끝없이 밀어넣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때, 지연이 제안했다. “우리는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까요?”

민수는 충격의 여파로 말을 잊었다. 지혜가 또 만날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순간 그는 자신감을 얻었다. "물론이죠”라고 대답하며, 마주보는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감정이 전달되는 것처럼 느꼈다.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한 발 내딛는 의미를 알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는 처음이 필요하다. 첫 소개팅은 자가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관계 속에서 발전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민수는 그날 이후로 자신의 모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외모나 키에서 오는 불안감, 사회적 기준을 뛰어넘는 다양한 가능성에 이르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준비가 되었다.

첫 소개팅은 철저하게 민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 지연과의 만남은 그를 이해하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그는 이제서야 자신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민수는 다음 순간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자신과 더 많은 대화를 해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만남과 소통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단순히 그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시작점으로 삼기도 한 것 같았다.

이제 민수는 커다란 업적을 이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모솔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작은 성공이지만, 그들에게는 큰 변화가 될 수 있었다. 다음 만남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증이 가득하며, 이전과는 다른 근사한 순간이 다가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