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정원, 담배 연기 속의 교훈

21세기 초반, 도심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며 지내는 이들에게 바이오필리아(biophilia)의 중요성이 새삼s 느껴진다. 우리 인간의 본능에는 자연과의 연결을 원하고, 그 안에서 치유와 평화를 찾고자 하는 깊은 욕구가 깔려 있다. 햇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 한 남자가 30년 간 방치된 자신의 정원을 다시 가꾸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이주택, 50대 초반의 평범한 서울시민이다.

이주택은 젊은 시절, 아내와 함께 그 정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다양한 꽃과 나무가 어우러져 있었으며, 자녀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그곳에서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후, 정원은 기우뚱한 무기력한 공간으로 전락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 속에서 정원은 잊힌 채 남았고, 바쁜 도시 생활에 매몰되면서 자연과의 연결은 점차 끊어져 갔다.

시간이 흐르며, 그는 흡연으로 인한 건강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의사는 그에게 경고했다. "이대로 계속 담배를 피우면 다음 북쪽에 있는 병원이 당신의 집이 될 것입니다." 그 경고는 깊은 통증을 안겼고, 그 순간 그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며, 정원을 다시 가꿔보던 젊은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기로 했다.

정원의 와인색 벽돌을 덮고 있던 잡초를 뽑아내고, 더럽고 희미한 흙을 다시 일구기 시작했다. 이주택은 손에 피가 나도록 일을 했고, 이 작업은 자신에게 단순한 정원 가꾸기가 아니라, 삶과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 과정 속에서 그는 무의식적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 법을 체득하게 되었고, 자연의 변화에 함께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초록의 잎사귀가 여물며, 꽃망울이 터져 나오는 모습을 보며 그는 고통 속에서도 활력을 얻기 시작했다.

정원 가꾸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닌 정신적인 치유의 과정이 되었다. 그는 혼자서 다듬고 가꾸는 것뿐 아니라 이웃들과 사람들을 불러 함께 정원에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의미를 찾았다. 담배로 인해 걸어왔던 길과 정원에서 다시 피어나는 생명력. 두 개의 상반된 삶의 방식이 그의 정원 안에서 만났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그가 정원을 가꾸면서 싹튼 사람들과의 유대감이었다. 이주택의 정원은 단순한 개인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의 작은 허브가 되어 갔다. 그는 이웃 주민들과 함께 정원에 심은 허브를 나누거나, 꽃을 기르고 그 과정에서 저마다의 이야기와 경험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를 통해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공동체 의식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이주택이 정원을 가꾸는 동안, 서울에서는 벌어지는 사회적 변화들 또한 그를 감동시켰다. 다양한 정원 문화가 형성되며, 미세먼지 문제와 도시의 열섬 효과를 완화하려는 시민들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었다. 자연과의 연계가 소중하다는 메시지는 갈수록 커져만 갔고, 사람들은 이를 단순히 미적인 요소가 아닌 생태적, 사회적 책임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이런 새로운 바람 속에서 그는 진정한 약속을 깨달았다. 자연을 가꾸는 것은 자신을 가꾸는 것이며, 이는 공동체를 위한 출발점이라는 사실이다.

정원을 통해 그는 자신만의 작은 실험을 하게 된다. 일제히 피어난 나무와 꽃들의 아름다움 속에서 그는 예기치 않던 반전을 맞는다. 어느 날, 자신이 정원에서 피우게 된 연기 속에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들을 되찾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담배 연기 대신 생명이 넘치는 풀내음과 꽃향기를 맡기 시작하자, 그간의 외로움과 우울함이 서서히 지워졌다.

그의 이야기는 정원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삶과 치유의 과정을 보여준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담배 연기로 얻은 적막함 대신 대자연이 주는 다양한 색깔의 가능성을 선택한 이주택의 여정은 모두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정원은 이제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경험과 배움이 함께 나누어지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고, 그의 삶은 변화의 가능성을 데려왔다.

이주택은 이제 동네의 작은 정원장이자 그 소중한 자연을 보호하고 가꾸는 리더가 되었다. 그가 정원에서 심어낸 것은 단순한 식물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마음을 연결하는 씨앗이었다. 삶이 힘들고 힘겨운 날들이 계속될지라도, 우리는 언제든지 삶의 소중함을 떠올릴 수 있는 장소와 기억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연대와 변화는 우리가 자연과 마주하는 힘을 통해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